김영섭 ARM코리아 대표

"매출액 30% R&D투자… 고객과 소통도 중요"


■ 시스템반도체 강국으로 가자

시스템반도체를 논하다 보면 자주 거론되는 이름이 있다. 반도체 설계 IP(지적재산)를 판매하는 세계 최대 업체 ARM이 그 주인공이다. ARM은 지난해 29억개 전자제품에 IP가 사용될 정도로 디지털 산업에 있어 보이지 않는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ARM 아태지역 본부와 한국지사 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섭 지사장을 만나 국내 시스템반도체의 발전과 IP개발에 대한 견해를 들어 봤다.

- ARM이 오늘날과 같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객사와의 협력관계가 확실한 로드맵에 따른 꾸준한 투자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ARM은 사업 초기부터 전세계 모든 회사를 대상으로 개방된 정책을 펼쳐왔다. ARM의 제품을 사용하며 의견을 교류하는 ARM커뮤니티는 전세계 460여개 IT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과 관련된 고객의 피드백을 신속히 반영하고 제품 호환성을 높여 왔다. 이런 과정에서 ARM이 업계표준으로 자리매김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ARM 혼자로는 불가능한 일로 고객과 긴밀한 협력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 고객사가 향후 개발할 제품을 통해 ARM 제품 개발 로드맵 또한 영향을 받고 있다. ARM은 매년 매출액의 30% 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3~5년뒤 시장에서 쓰일 상품을 개발한다."

-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국산 IP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시스템반도체 산업에서 사용되는 IP의 종류와 수는 무수히 많다. 따라서 이 가운데 성공할 수 있는 IP를 선택해 집중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 수요처를 찾지 못해 묻혀버린 예는 흔하다. 또한 국내시장은 수요가 작고 응용분야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기획단계부터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두루 통할 수 있는 IP를 개발해야 한다. ARM IP가 널리 사용되며 업계 표준이 된 면과도 일맥상통한다. 업무관계로 국내 업체를 접해보니 우리나라 개발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을 갖추고 있었다. 기술력과 별개로 빠른 시장진입을 위해서는 국산토종 기술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관련 업체를 인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방향을 잘 정하는 것이 시스템반도체 발전의 키포인트라고 생각한다.

IP개발은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에는 맞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결국 틈새시장을 노리는 중소기업이 맡아야 할 사업이다. 문제는 우리 중소업체 가운데 안정적인 로드맵을 갖고 지속된 투자로 IP를 개발해 나갈 역량 있는 업체가 몇 개 안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나 산하 유관기관을 통해 지원을 받아야하는 형태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속적인 후속모델개발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할지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기회가 된다면 ARM코리아도 국내 시스템반도체 발전에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김영은기자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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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양성 예산 해마다 줄어…
대만ㆍ일본의 10분의 1 수준


■ 시스템반도체 강국으로 가자

개별 기업은 물론이고 각 산업에 있어 성장의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우수 인력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20년 넘는 오랜 기간 인력에 대한 투자가 통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설계인력 양성이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반도체의 설계인력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인력양성 관련 정부 예산은 줄어들고 있다.

ETRI가 2007년 발표한 보고서 `SoC석박사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2015년 경 국내 시스템반도체분야 설계인력 수요는 6000명 내외로 현재 수급 추세로는 매년 1000~2000명의 설계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반도체 대기업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강화 움직임과 국내 팹리스 업체가 지속적으로 성장해감에 따라 석ㆍ박사급 고급인력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반면 인력양성을 뒷받침할 예산은 줄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재 시스템반도체 설계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기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산하 SoC산업진흥센터와 한국과학기술대학 반도체설계교육센터(KAIST IDEC)이 대표적이다. 양 기관은 시스템반도체 고급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대학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판단하에 실습프로젝트를 대폭 확대해 예산을 반영하고 있다. 그렇지만 SoC산업진흥센터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예산이 급격히 감축돼 우수대학 위주로 대학의 참여기반이 약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월인건비 지원의 경우 2004년에는 80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22만원 수준으로 줄어 참여 의지가 약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SoC핵심설계인력양성사업 예산도 2004년 181억원에서 올해는 72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삭감됐다.

IDEC은 연간 50억원 이상의 재원을 필요로 하지만 정부출연금은 1999년 40억원을 정점으로 해마다 감소해 2004년부터는 5억9000만원으로 고정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유사 기관인 일본 VDEC이 문부성으로부터 연간 50억원, 대만 CIC가 국가과학위원회로부터 60억원 이상의 지원을 받는데 비교하면 10분의1 수준인 셈이다. IDEC 관계자는 "정부 예산이 줄어들어 연간 50억원 규모의 민간지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교육 효과가 뛰어난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의 경우는 100% 업체로부터 지원 받고 있다"고 말했다.

팹리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가 3D업종에 속한다는 의식이 학생들 사이에 팽배하다"며 "인력양성 예산과 프로그램에 대한 강력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김영은기자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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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휘 지경부 차세대성장동력 반도체사업단장

우리산업 신나게 만들 원동력 될것


■ 시스템반도체 강국으로 가자

"시스템반도체는 우리 산업 전반을 신나게 만들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지난달 25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발전전략' 초안을 작성한 조중휘 차세대성자동력 반도체사업단장을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연구조합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시스템반도체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며 동시에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혹자가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를 거론하며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을 역설하곤 하는데 그것은 지극히 단편적인 생각이라며 우리나라가 그간 육성해온 소프트웨어 중심의 IT산업이 전장산업 중심의 뉴IT산업으로 변하는데 있어 그 중간다리 역할을 시스템반도체가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조중휘 단장은 시스템반도체산업의 발전은 시스템산업과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시스템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도체 기술 개발, 이 가운데 시스템반도체 기술이 선결돼야하는데, 비단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시스템 산업 자체의 먹거리 또한 창출 할 것이며 우리 사회가 지식산업 기반 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시스템산업이건 반도체산업이건 시스템반도체 없이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거대 이동통신사나 자동차제조업체, 중공업 회사들도 관련 부품산업을 키우려면 간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각각의 산업이 자체 연구개발 노력을 기울이는 것보다 세트업체와 부품업체, 시스템업체와 반도체 업체간 협업을 통해 전장부문의 국산화 노력으로 경쟁력을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조 단장은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의 해외 성공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대만에 대해서도 전자산업 위주로 경제가 성장해온 대만과 우리나라를 결과만 갖고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잘못해왔다는 생각보다는 원칩화에 능한 우리 산업 특성과 우리가 가진 다양한 시스템 산업 기반이 조화를 이룬다면 분명 더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중휘 단장은 그동안 국가와 기업이 시스템반도체의 변방을 헤매면서 정작 핵심은 건드리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시스템반도체의 본류라 할 수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미국이 선점하고 있고, 콘트롤러는 일본이 집중 육성해 빛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옛말처럼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로세서 등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육성이 이뤄져야한다고 설명했다.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조중휘 교수는 대학 교육은 시스템IC 본류인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정작 우리 산업 현장에서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휴대폰 부품 등 변방에 머물러 있다는 것. 교육은 디지털 중심, 산업은 아날로그 중심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여 교육과 산업간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단장은 미래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위해서 프로세서를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산업기반을 마련해야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센서, RF칩, 전력용 반도체 등 아날로그 인력 확충 또한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아날로그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위해 물리, 전기학 등 관련 학문과 적극적인 연계 또한 활발히 이뤄져야한다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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